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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일지/movie

2012년 첫번째 충격 미스터리


2012년 첫번째 충격 미스터리 <화차>. 뻔한 카피가 좋다.
원래 2012년 첫번째 공포 - 뭐 이런 여름 시즌에 맞춘 첫번째 국내 공포 영화가
보통 대박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지금도 계속맞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이 <화차>는 굳이 여름 시즌 겨냥한 그런 류이 영화는 아닌 것 같고,
이미 예매율 1위를 달리며 화제인 것도...

저 카피와 예고편을 지난 상영관 예고편 모음에서 본 것도 같다.
뭐, 대충 그림이 그려지는 그런류의 스토리로 생각했고,
주연배우들이 딱히 막 좋아하는 이들이 아닌지라 그냥 패스.
그러나 원래 스릴러, 미스터리, 살인 등등의 장르를
즐겨봐온 터에 다소 땡겼던 영화였고 개봉일은 관심 없었다.

전날 시사회에 당첨됐다고 같이 보자는 친구 문자에 OK.
내부 구조도 화려하게 잘 되어있고,
주차 환경도 그만하면 훌륭하고,
백화점에 복합쇼핑몰처럼 발전 중인
롯데시네마 건대 스타시티관의 토요일 오전 10:30
한 2-3년 전에 꽤 많이 왔던 기억.
오랜만에 들르니 이리저리 자잘한 변화가 더 있었던 듯 하다.

이곳에 처음 들렀다는, 나보다 더 심한 친구.
신한민트레이디클럽 당첨이라고,,, 나도 응모했었는데 뭐.
김연아의 맥심 화이트골드 행사 테이블에서 종이컵 한잔 마셔주고
상영 전 푸짐한? 추첨 이벤트와
상영 후 주연배우 이선균, 김민희 + 변영주 감독의 무대인사 및
원작 소설 증정 퀴즈 이벤트까지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간만의 이벤트 행사 재미가 쏠쏠했다.


당첨은 안되었을지언정.



영화는...
우울하고 불안한 빗길 운전으로부터 다소 음산하게 시작된다. 서서히 알게되는 충격적인 진실들과 이어지는 만남, 사건들. 사실 영화가 끝나고 전체적인 줄거리 맥락을 다시 되짚어보면 (공포,스릴러,미스테리 영화 및 드라마를 무지 많이 봐온 내게는) 내용상으로는 아주 특별할 것도 없는 짜집기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장면 장면에서 드러나는 섬세한 디테일들은
역시 변영주 감독!의 연출력(?난 뭐 이런거 모르겠지만)에 의해 배우들의 감정선과 상황들에 자연스럽게 맞닿아있어서 온전히 몰입할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아마도 왜 이 역할이 이선균, 김민희였어야 할지 알 것도 같았다. 내게는 드라마 속에서 더 익숙했던 중년의 젠틀맨 조성하 아저씨의 카리스마는 웬지 앞으로 다른 영화에서 더 자주 보게 될 것만 같은 기대감을 보탰다.



원작 소설을 읽지 않은 상태이지만
사실 중반쯤 지날 때쯤이면 이 영화가 어떤 엔딩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멀쩡한 사람들이 토요일 오전에 보기에는 다소 무겁고 어둡고 힘든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무대인사 중에 김민희씨가 한 말
- 좀 먹먹하시죠? 그래도 지금 이제 밖에 나가시면 햇볕이 아주 좋아요~
다들 먹먹? 애매하게 공감하며 웃었던 뭐 이런 뉘앙스의 말이었던 것 같다.

먹먹하다... 는 말, 참으로 오랜만에 들었다.
예전에 누군가 자주 표현했던 말이었던 것도 같다.

그래, 영화를 다 보고나서 먹먹했다.
그럼에도, 나는 그 먹먹함을 헤치고 바로 나가 만끽할 따사로운 볕 아래 바깥세상과 마주할 수 있었다.
그런 자유로움,,,?이 나에겐 아직도 존재한다. 영화와 실제를 혼돈하는 것인가?
이 움직임의 자유는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갑작스런 택배 수령 의무에
점심도 안 먹고 급히 뒤돌아가는 친구의 뒷모습?
그런데 이상하게도 섭섭하거나 황당하거나 불쾌하기는 커녕,
마치 원래 영화만 보기로 약속했던 것처럼 아주 익숙하고 편했다. 어쩌면 이미 예상? ㅋㅋ
이런 자유로움?은 현재로서는 이 친구 외의 모든 다른 친구는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이지만...
그러나 앞으로는 이렇게 점점 혼자 버려질 날들이 차차 더 많아질 것이다.
어찌됐건 혼자가 되어 좋다. 적어도 이 친구로부터는. 적어도 오늘만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