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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일지/movie

영화 <머니볼> 이야기


영화 <머니볼> 이야기

11월 17일 개봉.
역시 이 정보는 <헬프>와 마찬가지로 우연히 TV 예고편에서 봤다.

말이 필요 없는 브래드 피트 주연.
단순히 그 이유 때문에 영화 개봉일을 기억한 것은 아니었다.
화면에서 보여지는 브래드 피트의 외형은
내게는 멋쟁이 금발 신사로 영원히 기억될 로버트 레드포드의
젊은 시절과 거의 99% 흡사한 모습이어서… 정말이지 매력적이었다.
그간 브래드 피트가 주연한 다양한 종류의 영화들이 있었지만,
이번 <머니볼>에서의 모습은 내가 가장 좋아하고 그리워한 브래드 피트의 모습이다.
그가 맡은 그 열정적인 구단 단장의 역할까지도...

파격적인 대우를 받고 명문대 진학 대신 선택한 프로 메이저 리그에서
결국 자신의 한계에 부딪혀 스카우트 매니저로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미 서부 -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단장 빌리 빈의 실화를 영화화 했다는 점에서
허구가 가득한 드라마틱한 영화들보다 훨씬 더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부정하려해도 브래드 피트는 역시 브래드 피트였다.
말하는 어투, 눈빛, 몸짓, 행동 – 그 어느 하나 완벽 그 자체였다.
최근 몇 년간 봐온 영화 중 단연 최고의 남자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걸 끄적이는 나를... 상상도 못했다.

<머니볼>에서의 그 빛나는 용병술, 예일대 출신 브레인 피터 브랜드와의 만남.
100%의 신뢰. 끝까지 밀어부칠 수 있는 신념. 의리.

온갖 훈련과 작전은 빌리와 피터가, 경기의 성과는 고집불통의 아트 하우 감독에게 그 영광이 넘어간다. (쩝… 이 감독 역할의 배우 필립은 67년생이고 브래드 피트는 63년생이라니… 믿을 수가 없다 ㅋㅋ ) 인간들 서넛만 모여도 언제나 이런 부류 저런 부류의 이기적, 고집스러운 습성의 다양성에 놀라게 된다.

나는 그저 이 영화가 전하는 다양한 메시지에 여러 차례 감동할 따름이었다.

야구라는 소재만 다를 뿐, 스포츠 (매니지먼트) 업계에서의 숨가쁜 비즈니스 모습 - 나는 과연 리더인가, 참모인가, 이도저도 아닌가…. 그간의 직장 생활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씁쓸했다. 숨도 못 쉬고 일했던 시간들도 기억해보았다.

결국 대부분의 인간들이 말하는 대로 꾸준히 한 우물을 파는 것만이 제대로 된 최후의 족적을 남길 수 있는 길인 것인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주는 영화도 필요한 것 같다. 아마도. 내게는.

이 영화 오리지널 포스터 탐난다. 영화 속 브래드 피트는 모든 장면 장면이 다 멋진 스틸, 화보였다.
이미 다 아는 영화 스토리 만큼이나 집중할 수 밖에 없는 빌리 빈 역할의 브래드 피트… 정말 간만이다.
그 옛날 <델마와 루이스>에서 강렬한 첫 선을 보였던
그때 그 파란 청난방과 카우보이 모자의 사기꾼 청년 브래드 피트를 떠올려보며
나이들면서 더욱더 중후한 멋이 더해지는 그의 다음 영화들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그런 시간이었다.

(아마도 이혼해 재혼한 아내와 함께 사는) 빌리 빈의 12살 딸 케이시가 아버지 빌리에게
악기숍에서 기타로 연주 - 불러주는 청아한 음색의 그 노래도 나름 중독성 있었다. 나중에 CD로도...
가사가 예술인 이 곡은 Lenska의 "The Show"라고 한다. 거의 주제가라고 할 수 있게 임팩트가 있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을 보고서야 빌리의 전 부인 샤론 역할이 로빈 라이트 였음을 알았다.
 어째 익숙한 얼굴이라 했는데… 아… 이렇게 살다가는 점점 기억을 잃을 것만 같다… )

이 영화 <머니볼>을 보고 나니, 역시 뭘 하든 열심히 살자는 생각 뿐이다.
그러나, 지금 가는 혹은 가려는 이 길이 무조건 옳다!는 신념과 믿음은
어떤 근거로 단정지을 수 있을는지...
돈도, 빽도, 기술도, 능력도 없는 일반 민간인에게는 어려움 투성이인 것이 세상살이인 듯 하다.

영화 <머니볼>은 미국 로스엔젤리스 현지 시간으로
2012년 2월 26일 월요일에 개최될 제 84회 아카데미 어워즈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각색상 등 후보에 올랐다니...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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