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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일지/movie

20090315 <빅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20090315 <빅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요즘은 영화 개봉일에 연연하지 않고 영화들을 보게 된다.
이 영화 <빅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는
얼마전 아카데미 어워즈에서
페넬로페 크루즈가 무슨 상을 받았다길래,
아카데미 후보작이나 수상작 리스트를 쭉 보다가 제목을 알게되었다.
페넬로페 크루즈는 내가 그닥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과거 라됴에서 페드로 알마도바르 감독 영화 단골 출연배우로
자주 소개를 받아 친숙한 정도... 그녀가 출연한 영화들 본 것도 뭐였는지 다 기억에 안나지만...
일주일 전쯤에 앞 시작 부분 약 10분 분량을 보다가 못봤는데,
경쾌하면서도 듣기 좋은, 웬지 뭔가 있을 듯한 오프닝 음악이 참 매력적이었고,
영상미?까지는 아니어도, 영화 색감이 참 괜찮았었고,
스칼렛 요한슨이 크리스티나로 출연하는 것은 그때 처음 알았고,
그리고 사랑에 대한 관점이 정반대인 것만 빼고는 너무도 서로 쏙 빼닮은
둘도없는 절친 빅키와 페인팅 예술가 후안 안토니오가 막 모습을 드러낸 정도였다.
무엇보다도 남자 목소리의 나레이션이 재미나고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어쨌건, 이 영화는 조만간 꼭 다시 봐야될 영화였고,
조금은 졸린 이 새벽에 미친척하고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영어권 나라를 좋아하는 내게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딱히 매력적인 도시가 아니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나니, 다음 여행지가 분명해진다.(맘이 바뀔지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선명한 붉은 빛이 감도는 영상과
알고보니 내가 그닥 안 좋아하는 류의 영화에 출연했었나본데,
볼수록 매력적인 하비에르 바르뎀이라는 배우,
(생김새의 첫인상은 비호감이었는데, 목소리 톤이나 눈빛이 정말 죽인다)
그리고, 역시 볼매인 빅키 역의 레베카 홀이라는 여배우,
바르셀로나라는 도시의 가볼만한 여러 관광지,
영화 전편에 흐르는 이 음악 센스, 흔치않은 나레이션,
궁금하여 지금에야 네이버 영화에서 검색해 본
이 영화 <빅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의 감독이 우디 알렌이었다니...
역시 심리 묘사 정말 탁월하고 매우 독특하다...

자유분방하고 조금은 위험한 관계를 찾아헤매이는 크리스티나와
단정하고 이성적인 현실주의자인 빅키 사이에
다분히 노련하게 혼란스러움을 주는 후안과 마리아 엘레나의 관계.(실제로도 커플이군)
누구에게나 일탈에 대한 숨겨진 욕구가 있을법도 하고,
그것이 지나치게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버린다면 다시 벗어나고 싶을 법도 하다.
아예 시작부터 그것을 드러내놓고 있는 크리스티나에게 뭐라 할 수 없는 것은
대부분 마음 속 한켠에 그것을 고이 숨겨놓고 있어서일지도...

이 영화를 보고나면 대부분의 인간들은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그려진 바르셀로나에 꼭 한번 가고 싶어질 것 같다.
혹시 내용 중 관계설정상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이 영화도 근래 본 영화 중에서는
<슬럼독 밀리어네어>에 이어 주변인에게 추천해주고픈 영화인 것 같다.

그런데...이 포스터는 개인적으로 맘에 안든다...
국내 개봉용 포스터는 다를려나?
영화 제목에도 있는 빅키가 빠지고
마리아 엘레나와의 삼각구도만을 드러내다니...
물론 중반부터 내내 극을 강렬하게 이끈 3명의 인지도 있는 배우들을 보여주려 한 거겠지만,
전체를 놓고 봤을 때는 오프닝과 엔딩을 깔끔하게 단념해주는 빅키가 중요한 인물인데...
포스터가 이런 식일거면
제목이 <마리아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여도 무방했으리라 생각해본다.
그치만 역시 <빅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라는 타이틀이 더 임팩트가 있지 싶다.
들을수록 음악도 정말 짱이다!